2026년 7월 국내 증시는 이른바 '블랙먼데이'를 겪으며 큰 충격을 받았다. 코스피는 하루 만에 9% 가까이 하락하며 7000선이 무너졌고,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시장이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번 하락이 장기 약세장의 시작이 아니라 과매도 구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하나증권은 코스피가 기술적 저점에 근접했으며 장기적으로는 1만145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해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술적 바닥권"이라는 분석의 배경
하나증권은 현재 코스피가 과거 하락 패턴과 비교했을 때 기술적으로 바닥권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첫 번째 근거는 최근 몇 년간 반복된 최대 하락 폭이다. 2023년 이후 코스피는 고점 대비 약 20% 안팎의 조정을 받은 뒤 반등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최고점에서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한 만큼 추가 급락보다는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물론 이러한 분석은 과거 시장 흐름을 기반으로 한 기술적 접근이며, 향후 경제 상황이나 기업 실적에 따라 실제 시장 움직임은 달라질 수 있다.
이동평균선이 말하는 과매도 신호
두 번째 근거는 20일 이동평균선과 현재 지수의 괴리다.
이동평균 이격도는 현재 주가가 평균 가격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하락이 과도하게 진행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평균 수준으로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보고서는 현재 코스피가 평균적인 이격도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 위치해 있어 단기적으로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술적 지표는 투자 판단을 위한 여러 참고 요소 중 하나이며, 반드시 미래의 주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 목표 1만1450은 어떻게 계산됐을까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코스피의 장기 목표치를 1만1450으로 제시한 점이다.
이 전망은 내년 상장기업들의 순이익 추정치와 과거 코스피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바탕으로 산출됐다.
즉, 기업들의 이익이 예상대로 성장하고 시장이 과거 평균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한다는 가정 아래 계산한 수치다.
보고서는 이번 조정을 기업의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투자심리가 과도하게 위축된 결과로 해석하며, 장기적으로는 다시 상승할 여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고점론은 아직 이르다는 시각
최근 증시가 크게 흔들린 이유 중 하나는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지났다는 우려였다.
그러나 하나증권은 이러한 해석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증가율이 여전히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AI 산업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았다.
AI 투자 사이클도 중요한 변수
시장에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주요 기술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당분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이 계속 진행된다면 반도체 수요 역시 일정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보고서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AI 투자 열기가 한 단계 진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기억해야 할 점
일부에서는 추가 조정을 예상하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현재를 과매도 구간으로 해석하며 중장기 회복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어느 전망이 현실이 될지는 앞으로 발표될 기업 실적, 글로벌 반도체 업황,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계획, 금리와 지정학적 변수 등 여러 요인이 함께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마무리
이번 하나증권의 전망은 최근 급락 이후 시장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반등할지, 장기적으로 1만선을 넘어설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기술적 지표와 기업 실적, 산업 성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변동성이 큰 시기일수록 단기적인 공포나 기대에만 의존하기보다, 기업의 펀더멘털과 시장 환경을 균형 있게 살펴보는 자세가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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